고교 경제 교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시장실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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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한·미·일 경제교과서 분석, 기업가 정신에 대한 설명은 미흡
우리나라 고등학교 경제교과서는 미국, 일본 교과서에 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실패에 대한 설명은 지나치게 많은 반면 기업가 정신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의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우리나라 5종, 미국 2종, 일본 3종)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과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실패에 대해서는 각각 4∼10페이지, 2∼7페이지 분량으로 과도하게 많이 서술하고 있으나 경제발전과 혁신의 원동력인 기업가 정신에 대한 설명은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기업경영활동 사례로 환경오염이나 유해식품 판매, 대기업의 횡포 등 과거 일부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미국 교과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실패에 대한 설명은 1페이지 내외에 그쳤으며, 기업가 정신과 작은 정부에 대해서는 사례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하였으며, 특히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의 발언이나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의 사례를 통해 경제 개념과 시장원리를 설명하고 있어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서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교과서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실패에 대한 설명은 1페이지 내외에 그쳤으며, 기업가 정신에 대한 설명은 미흡하지만 작은 정부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히 언급하였다.
대한상의는 현행 경제 교과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실패를 강조하고 있어 이윤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목적을 소홀히 할 우려가 많고 시장실패에 대한 지나친 언급으로 반시장 정서를 심어줄 우려도 높다고 지적하고 미래의 경제주체인 청소년들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시장과 기업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서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업과 시장경제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각국 교과서의 주요내용이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우리나라 교과서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고 기업활동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설명하고 있어 학생들이 이윤창출이라는 기업의 본질과 역할을 오해할 소지가 많음. 반면 미국 교과서는 이윤증가를 위한 활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일본 교과서는 안전한 제품의 제공과 기술개발, 고용촉진 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C교과서: 과거의 기업은 단순히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였고 또 그러한 기업의 행동에 아무런 사회적 제약도 가해지지 않았다.(중략) 기업의 이윤극대화가 환경파괴, 다른 집단의 피해와 위험,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중략)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망각한 일부 기업들의 행태에 대하여 쏟아진 사회적 비난은 기업이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국내 D교과서: 기업은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공공성과 사회성을 추구하는 사회의 일원으로 기능해야 한다.(중략)기업은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면서 한편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기업들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와 자연환경의 훼손, 자연 자원의 고갈, 자원 배분의 왜곡, 빈부의 격차 등과 같은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 N교과서: There is one and only one social responsibility of business○ to use its resources and engage in activities designed to increase its profits so long as it stays within the rules of the game.(중략) it should earn as much profit as possible by selling the public something it wants to buy.(공정한 경쟁상태내에 기업이 존재하는 한, 그들의 자원을 활용하고 이윤을 증가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중략) 기업은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싶어하는 물건을 판매하여 이윤을 극대화해야 한다) ⇒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말을 인용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 S교과서: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은 본래 이윤의 추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와 생산량이 거대화되고 사회적 영향이 커짐에 따라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게 되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행동을 통하여 안전한 제품의 제공, 기술의 개발, 고용의 촉진 등 지역사회나 경제사회의 발전에 널리 기여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환경문제에서는 공해나 환경파괴를 야기하지 않도록 자기규제나 공적인 규제가 필요하게 되거나, 지역사회와의 공존을 구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특히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생활향상을 위한 사회적 공헌활동이나 예술, 문화에의 지원활동 등이 기대되고 있다.
□ 시장실패: 우리나라 교과서들은 시장실패에 대한 설명이 너무 장황하거나 적절치 못한 사례가 많고 시장실패 보완을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을 너무 강조하고 있어 시장경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감을 키울 소지가 많다.
국내 B교과서: 시장의 실패는 정부의 직ㆍ간접적인 시장관여에 의하여 보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시민의 참여로 보다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중략)개인으로서의 소비자들은 불공정한 거래나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그냥 지나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품질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결국은 기업의 성장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따라서 시민운동의 차원에서 소비자 운동이 필요하다.(중략)시장실패의 문제는 정부에만 맡겨두지 말고 국민 개개인 하나하나가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한다. ⇒ 시민운동을 통해 시장실패가 보완될 수 있는 것처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추상적 설명으로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과 반시장정서를 확산할 우려가 있음.
국내 C교과서: 시장경제의 경우 소득분배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중략)잘사는 사람은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못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다. 또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나 생산하는 경향이 있어 괴기 식품이나 도덕성을 문란하게 하는 저질의 상품들이 생산되는 단점이 있다. ⇒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마치 시장경제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저질의 상품이 생산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있다.
미국 N교과서: When markets fail to address the externality issue, government may have a role to play. The economist warns that, just as markets may fail, so might government. For example, suppose government places a high tax on an activity that is generating a negative externality(polluting the air), and consequently some firms go out of business and thousands of jobs are lost. Once again, the economist thinks here in terms of costs and benefits(시장이 외부효과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 정부가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시장이 실패할 경우 정부 역시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공해와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에 세금을 중과한다고 가정해보자. 결과적으로 일부 기업은 그들의 사업을 그만두게 될 것이며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 부분에서 경제학자들은 다시한번 비용과 편익을 생각한다) ⇒ 시장이 실패하는 만큼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청소년들이 비용과 편익의 관점에서 균형잡힌 생각을 통해 이로운 방향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N교과서: Free enterprise can be examined in two ways. One way looks at it much the way Winston Churchill, a former prime minister of Great Britain, looked at democracy. To paraphrase Churchill, it's not that democracy is so good but that the other political systems are so bad. In other words, democracy is the best system we have. Some people feel the same way about free enterprise: it's not that free enterprise is so good but that it's merely the best system we have.(자유기업은 두 가지 방법으로 검증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경이 바라보았던 민주주의에 대한 견해와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좋은 시스템은 아니지만 우리가 경험해 본 시스템 가운데 민주주의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자유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유기업도 그렇게 좋은 시스템은 아니지만 우리가 경험해 본 시스템 가운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 영국수상이었던 위스턴 처칠경의 유명한 명언을 인용해 자유기업 시스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기업가정신: 우리나라 교과서중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설명한 교과서는 2개에 불과하였으며, 나머지는 아예 언급이 없거나 잘못 설명하고 있음. 일본 교과서 역시 기업가 정신을 설명한 곳이 없었으며, 미국 교과서는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
국내 D교과서: 올바른 기업가정신이란 좋은 물건을 만들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정당하게 이윤을 얻으며 고용을 창출하고 국가에 정당하게 세금을 냄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 기업가 정신의 본질에 대한 설명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일반적인 역할과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기업가 정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어렵다.
국내 G교과서: 많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이윤을 추구하고자하는 기업가의 이러한 모험정신을 기업가정신이라고 한다. 기업가정신이야말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기술을 진보시키는 원동력이다. ⇒ 기업가 정신을 비교적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슘페터가 제시한 기업가의 역할과 정신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미국 N교과서: Entrepreneur refers to the special talent that some people have for searching out and taking advantage of new business opportunities, as well as for developing new products and new ways of doing things. For example, Steven Jobs, one of the developers of the first personal computer.....(기업가 정신이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어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재능이다. 예를 들어 개인용 컴퓨터를 처음 발명한 스티븐 잡스 회장은...)
미국 P출판사: Entrepreneurship personal initiative to combine resources in productive ways; involve risks.(기업가 정신이란 위험을 감수하며 생산적인 방법을 통해 여러자원을 결합하는 개인적인 도전이다)
일본 J교과서: 규제완화와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속에서 새롭게 기업을 일으키려는 기업가정신에 의하여 새로운 산업과 고용기회가 창출될 것이 기대된다 ⇒ 기업가정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다.
□ 작은정부: 우리나라 교과서에 비해 미국 교과서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의 중요성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며 일본 교과서는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국내 K교과서: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은 자유로운 시장경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장실패로 인해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G교과서:(우리나라는) 경제전반에 걸쳐 정부의 개입이 여전하고, '작은 정부'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국제적 평가인 것이다.
미국 N교과서: Advocates of free enterprise usually say that government should play a limited role in the economy.(자유경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경제에서 제한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P교과서: 토마스 제퍼슨의 'That government is best which governs least'(최소의 간섭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와 빌 클린턴 대통령의 'The era of big government is over'(큰 정부의 시대는 끝났다)를 인용하여 작은정부에 대해 강조한다.
또한 레이건 대통령의 규제완화 주장을 언급하면서 작은 정부를 선택한 미국정부와 국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음. As president, Mr. Reagan spoke of the need for less government regulation, saying, Millions of individuals making their own decisions in the marketplace will always allocate resources better than any centralized government planning process.(레이건 대통령은 많은 개인들이 시장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앙집중적 정부계획보다 훨씬 유용하게 자원을 배분할 수 있다는 말을 통해 정부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일본 T교과서: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과의 경계선은 일정하여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국가에 따라서 혹은 시대에 따라서 경계선은 변한다. 작은정부라는 단어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단지 경계선의 이동만이 아니라 그 수축이다. 정부의 영역을 좁히고 그만큼 시장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발상이 거기에 있다.
2007.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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