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의원님, 그것 밖에 안 됩니까?
무책임한 'JU특검' 주장...근거와 사실을 갖고 말하십시오
정무팀
노루 잡은 몽둥이 3년 써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행이든 뭐든 한 번 이룬 일을 자랑 삼아 두고두고 잘 써먹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 몽둥이를 9년째 써 먹고 있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입니다.
배운 법률을 의롭게 쓰지 못하고 음습한 영역에서 장기를 발휘하셨지요. 마침 운이 따라 정치인이 되셨고, 정권이 바뀌자 저격수, 이른바 폭로 전문가가 됐습니다. 그 바닥을 아는 분이 별로 없으니, 과거 경험과 인맥을 한껏 밑천으로 삼아 '몇 건'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와서 그런 과거를 따질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 의원께선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서울 동부지검의 제이유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 있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또 한 건 하려 하셨는지는 몰라도, 실망스럽습니다. 겨우 그게 다입니까? 그게 다라면, 이제 그런 쪽으로 재미보실 생각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충고를 정 의원께 드립니다.
굳이 원효대사 말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의혹으로 살아온 분에겐 의혹 밖에는 안 보이는 법입니다. 그 때 '음지'에서 하시던 잣대와 매카니즘으로 지금의 매사를 보면 끝이 없습니다.
제이유 수사요? 청와대는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검찰이 하는 수사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결과를 보십시오. 뭐가 나왔습니까? 이재순 전 비서관이 단지 청와대에 있었다는 이유로, 수사 검사가 그를 어떻게 엮으려고 했는지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 비서관은 특혜의 대상이 아니라 역차별의 대상, 한 발 더 나아가 한건주의 수사의 비참한 희생양으로 전락했습니다. 이걸 보고 세상 좋아졌다고 해야 합니까, 아니면 세상이 이렇게 가도 되는 거냐고 개탄해야 합니까.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수사결과를 지켜보면서 청와대 사람들은 씁쓸했습니다.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청와대에 있다고 특별히 무슨 대접받을 생각 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명예와 인격까지 짓밟힐 만큼 가혹한 인내를 감당해야 할지 참으로 속이 상합니다.
청와대는 그렇다 치지요. 당사자인 전 비서관의 명예는 누가 회복시켜 줄 겁니까? 역지사지로 그가 받은 피해와 고통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렇게 무책임한 주장을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무리한 수사를 통해 그렇게 억지로 엮으려고 했는데도 안 나온 혐의가 특검을 도입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정말로 믿으십니까? 또, 증거는 있습니까?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 청와대가 뭐라 말할 처지는 아닙니다. 다만 확신이 있다면 정 의원께서도 근거와 사실을 갖고 주장하십시오. 특검까지 갈 것 없이 당장 증거를 공개하면 될 것 아닙니까. 솔직히 한나라당의 주장으로 도입된 특검에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경우가 과연 몇 건이나 됩니까?
이제는 한 건식 폭로나 의혹제기로 재미보는 세상이 아닙니다. 부디 당부드리건대, 정치를 책임 있게 하십시오. 요즘 들어 대북문제에서 전향적 자세를 취하는 건 좋은데, 그 전에 정책이나 논거로 승부를 거는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7-04-18 14:38:10 카빙뉴스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