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한창민 대변인, 아베 총리 위안부 문제 딴말/박 대통령 통일준비위 발언 관련
일시: 2015년 11월 5일 오후 5시 15분
장소: 국회 정론관
■아베 총리 위안부 문제 딴말 관련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연일 일본 언론에서 쏟아내는 기사를 보면 부끄러워서 말문이 막힌다. 야당의 비판과 달리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부풀리던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조롱하는 듯하다.
점심이야기로 굴욕적인 장면을 연출하더니, 이제는 일본으로 돌아간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연내 타결이 어려우며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기본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지 보도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화를 마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조속한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가속화’한다는 공동의 입장을 밝힌 것을 상기한다면, 아베 총리의 발언은 그야말로 양두구육식 태도다.
위안부 문제는 재론할 여지조차 없는 명백한 전쟁범죄행위이고, 아베 정부의 진정한 사과조차 없었던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뻔뻔스럽게 두 나라의 입장이 다르다고 떠든 아베 총리는 정말 일국의 지도자로써 자질이 의심스럽다. 이렇게 반성 없고 무책임한 행보는 결국 일본에 대한 신뢰와 미래의 선린우호를 근본적으로 해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이 같은 행동만을 탓 할 수만은 없다. 이미 우려하고 비판했듯이 한일정상회담 자체가 미국과 주변의 독촉으로 준비 없이 진행되고 자기 할 말만 한 회담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가능하도록 제대로 된 외교조차 못하는 박근혜정부의 무능에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부끄러운 일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내 놓아야한다. 누가봐도 딴말인데 이견이 없다고 변명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일 따름이다. 요란스럽게 만든 한일정상회담 자리가, 100분간의 대화가 그냥 공염불일 따름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발언들인데 청와대의 해명은 너무도 구차하다.
국민을 기만하고 결과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이와 같은 태도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 통일준비위 발언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통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역사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또 "통일이 되어도 우리의 정신은 큰 혼란을 겪게 되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그래서 결국 사상적으로 지배를 받게 되는 그런 기막힌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 무시, 국민 모욕이 끝을 모른다. 가히 '나 홀로 70년대'를 살고 있는 여왕답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 국정화 고시 강행 이후 국민의 반대 여론이 더욱 거세지니 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다 가져다붙이는 대통령 심정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해도 우리 국민이 역사에 대한 가치관이 없어서 통일이 되면 사상적 지배를 받을 수도 있다는 허황된 망상을 하는 대통령을 보아야 하는 우리 국민은 고통스럽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의 자긍심과 역사관은 확고하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분연히 일어선 것도 우리 국민이었고, 국가적 위기 때마다 힘과 지혜를 모아 그것을 극복한 것도 우리 국민이었다. 국가와 정부가, 권력이 잘못된 길을 갈 때마다 준엄히 심판하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끌었던 것도 바로 우리 국민이었다.
그런데 오늘 발언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것을 모르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역사에 대해 다시 배우고 뚜렷한 가치관을 세워야 할 것 같다. 골방에서 혼자 딴생각을 하고 있으니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국민들을 걱정하고 쓸데없이 국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국민들의 편향성 걱정하며 ‘내 맘대로 국정교과서’를 만들 때가 아니다. 지금 걱정하며 바꿔야 할 것은 오른쪽 끝에서 헤매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의 비뚤어진 역사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의 추억에서 벗어나 식민지배와 독재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길 바란다.
2015년 11월 5일 정의당 대변인 한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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