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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전날 과음한 직장인 A씨는 아침 출근길에 운전하다가 잠이 쏟아지면서 눈이 스르르 감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차체에서 “삐삐” 하는 요란한 신호음이 울리면서 A씨의 잠을 쫓아냈다. 게다가 A씨 차는 앞차를 추돌하기 직전에 저절로 멈춰섰다.

공상영화에서만 볼수 있을 법한 이런 상황이 현실로 다가올 날이 머지 않았다. 차나 보행자와 부딪히려 하거나 차선을 이탈하는 등 사고위험이 있을 때 스스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첨단 기능의 자동차 개발을 위한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달초 저속에서 다른 차량과 충·추돌 위험성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2년 안에 볼보 전차종에 상용화킬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차가 시속 15∼30㎞로 달리다가 앞차와의 거리가 6m 내로 좁혀지면 차량 앞유리 상단에 장착된 광학 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1차로 브레이크 기능을 작동시켜 속도를 줄여준다. 이 때에도 운전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아 앞차와의 거리가 1∼2m로 좁혀지면 유압펌프 기능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차가 자동으로 멈추게 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출·퇴근길이 번잡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국내 교통사정에 적합해 상용화할 경우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닛산도 지난해 핸들에 부착된 센서로 운전자의 상태를 분석해 졸음 운전이나 차선이탈을 방지하는 최첨단 차량을 선보이며 5년내 상용화를 다짐한 바 있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도 비슷한 형태의 시스템을 개발했다.

다른 나라보다는 더디지만 국내에서도 ‘똑똑한 자동차’의 출현이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8∼2009년 시판예정인 에쿠스 후속차종에 차량의 충돌을 막아주는 적응형 크루즈컨트롤(ACC·Adaptive Cruise Control) 등 첨단 주행장치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이같은 자동차가 개발될 경우 연간 14조5000억원(2004년 기준)에 이르는 교통사고의 사회적 비용을 20% 이상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스스로 멈추고 주차하는 등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지만 결국 인간이 조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첨단기술에 대한 과신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